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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팅, 광고, 커뮤니케이션

광고로 배우는 광고마케팅 #001

by WritingDUCK 2023. 8. 8.
 
이것은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라 바람을 가르는 소리

 

이것은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라

바람을 가르는 소리

Incredible CASPER

-현대자동차 캐스퍼 / 야간주행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는 2004년 개봉한 영화 '목포는 항구다'에서 배우 박철민이 한 대사다. 주먹을 뻗으며 입으로 '슉슉' 소리를 내면서 친 애드리브. 일종의 밈Meme이라 할 수 있겠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오마주hommage와 패러디parody가 자주 쓰이지만, 광고는 더 자유롭게 혹은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밈을 활용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쓰고자 하는 밈이 제품과의 relevance를 가졌는가? 우리가 만드는 광고콘텐츠의 맥락에 적합fit한가? 영상의 치밀한 구성 속에서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는가? 이도저도 아니고 독자적인 아이디어 내는데 미숙한 크리에이터가 임시방편으로 베껴 오고, 서로의 무책임한 관대함 속에서 살아남은 것인가?

 

캐스퍼는 작은 차다. 자동차 업계 구분으로는 경차에 해당할 것이다. 경차의 언어는 보통의 자동차 광고 보다는 자유도가 높다. 차의 가격과 사이즈와 쓰임새가 경박하니 언어도 다소 경박해져도 되는 것이다. 이는 카피의 T&M가 제품 카테고리와의 relevance를 갖췄다는 뜻이다. 그러면 제품이 말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약속'과는 어떤가?  '경차지만 주행성능도 좋다'가 '야간주행 편'에서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바람을 가르며 달릴 수 있는 성능'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메시지의 당위성이 분명해졌다. 입으로 내는 헛소리가 페이크, 브랜드가 무리수를 써서 하는 over promise가 아니라 진심을 담아서 전하는 브랜드의 약속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성능이라는 뜻이다. 

 

카피라이터든 아트든 CD든 이 문구를 생각해내고, 타이핑해 정리하고, 발표할 순간을 기다렸다가... 여러 명 앞에서 스크린에 띄웠을 것이다. "이것은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라 바람을 가르는 소리 - Incredible CASPER" 나는 그 광고인의 희열을 이 멀리에서도 느낄 수 있다. 잘 발굴했다. 

 

터보엔진이라는 RTB로 강화된 주행성능을 알리고자 한다. 그러나 이런 기술적 팩트는 소비자의 엔드 베니핏에 비하면 드러내야할 우선순위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작게 표시한다.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영상을 따로 만들 수도 있고, 대리점의 카달로그나 엡/웹의 상세페이지가 해주면 되는 몫이다. 이 영상콘텐츠의 목적은 다른데 있고,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밈Meme의 적절한 활용 예
주행성능을 감성으로 치환. 소비자가 느끼게 될 것.
그래서, 이토록 놀라워진 CASPER

 

 

 

가득 가득

완전 이득

Incredible CASPER

-캐스퍼 / 캠핑 

첫 두 컷에서 후킹을 위해 영상트릭에 신경을 쓴 게 보인다. '스킵방지를 위한 아이디어'는 요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소리.

  

웬만해선

막을 수가 없다

Incredible CASPER

-캐스퍼 / 험로주행 

대파를 보라. 험로인데 주부가 장을 보고 오는 것이다. 험로인데 시골 주민들이 지켜보는 시골길인 것이다. 타이틀을 '험로주행'이라고 붙이면서 크리에이터나 광고주는 일하는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 이미지는 모두 현대자동차 공식 유튜브(https://www.youtube.com/@AboutHyundai)에서 갈무리 함.

 

 

 


[이 포스팅에 대해] 

실제 집행된 캠페인/마케팅사례를 뜯어 봄으로써 더 좋은 광고캠페인, 더 좋은 카피를 쓰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가치있는 정보가 되고자 씁니다. 시니어 카피라이터이자 CD로서 후배 광고인에게 제대로 가르쳐 준 것이 없다는 미안함도 담고, 광고주(클라이언트)와 좋은 캠페인 사례를 공유하면서 더 멋진 캠페인을 함께 만들 기회를 많이 갖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담습니다만... 아무개로 사는 개인으로서의 생각이다 보니 그다지 훌륭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 바라고요. 각 이미지의 캡션을 쓰다 보니 거기에도 하고 싶은 말을 많이 담게 되더군요. 특히 영상 구성의 노하우라든지, 연출의 포인트는 캡션에서 주로 다루었으니 작은 글자들이지만 꼼꼼하게 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오래 계속되는 작업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 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