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삶기 2차 실험 - 차가운 계란 삶기
지난 번 한 판을 잘 삶고 나서부터 들었던 생각은...
계란은 보통 냉장 보관해서 차가운 상태인데,
그 상태로 바로 뜨거운 물에 삶아도 되나? 하는 것.
오늘 아침에 후다닥 한 알을 삶아 봤다.
냉장고에서 이틀째 냉장보관 중인 계란을 꺼낸다.

계란삶기 할 때 물의 양
J. 켄지 로페즈-알트가 지은 책 [더푸드랩 - 더 나은 요리를 위한 주방 과학의 모든 것!]에서는
계란 2~8개를 삶을 때 물 2리터를 끓이라고 했는데...
뭐 내 생각에는 계란이 잠길 정도면 될 것 같다.
한 알을 삶기에는 물이 많지만
잠길만큼은 돼야 해서 작은 냄비에 물을 넣고 끓였다.

계란은 하나니까 건지개를 쓰지는 않고
숟가락 위에 살포시 얹고
잠수함처럼 서서히 내려 놓았다.

냄비 안에서 달걀이 방아를 찧었다
물의 양이 적었는지 달걀의 일부가 물 위로 노출되었다.
평소 달걀 한 판을 한 번에 삶을 때도
가끔 이렇게 노출되었는데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중간에서 노른자가 중심으로 가도록
숟가락 같은 것으로 굴려줄 것이고,
사우나 할 때 머리는 물 밖에 내 놓아도
열은 잘 전달돼서 머리통에서 뻘뻘 땀이 나지 않는가? 같은 원리겠지.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드넓은 냄비 안에 달걀 하나 외로이 있고, 물은 펄펄 끓다 보니
달걀이 콩콩콩 방아를 찧었다.

끓는 물에 1분, 물 반컵 추가, 중불로 낮춰 11분
또 머리를 굴리게 됐다.
요리란 것은 끊임 없이 창의성이 발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레시피대로 하는 것도 좋지만
내 손으로 만지고 내 눈으로 상태를 보고 내 코와 혀로 맛보는데
현장에 있는 나만큼 현명하게 판단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THE FOOD LAB에서는 끓는 물 30초였는데,
냉장고에 있던 차가운 계란이라는 생각이 문득 나서
1분으로 연장해 보았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과 똑같이.



불을 끄고, 계란을 바로 찬물에 넣어 식힌다.
달걀의 양이 많을 경우, 물을 몇 번 갈아주거나
얼음이나 얼음팩 등을 추가해 열을 빼준다.
잔열이 원하지 않는 상태까지 계란(특히 노른자)을 익히지 않도록.
달걀 하나 삶는데 너무 많은 양의 물을 쓰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드디어 결과 확인!
상온에 두었던 계란을 삶는 것과 마찬가지로
껍질은 쉽게, 완벽하게 잘 까졌다.
다만 흰자 표면에 막이 붙은 상태로 까졌다.
흰자에 붙은 막은 손으로 쉽게 벗겨졌다. (걱정 노노)
즉, 상온에서 삶을 때는 막이 껍질쪽으로 붙었다면
냉장고 속 차가운 계란을 삶으니 막이 흰자쪽에 붙었다.
두 경우 모두 껍질을 벗길 때 흰자는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
다만 물이 끓을 때 방아를 찧어서인지 모르겠는데
흰자의 모양이 예쁘지 않았다.


주저흔이 보이는 달걀 커팅
달걀을 반으로 갈라 본다.
단번에 자를만큼 칼질이 능숙하지 않아서 주저흔(?)이 보인다.
반숙으로 잘 익었다.
흰자 바깥쪽의 굴곡에서 알 수 있듯이
흰자는 적당한 정도의 굳기를 보였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좀 더 단단해질 것이다.


냉장고 속 계란, 바로삶기 요약
* 냉장고 속 차가운 계란은 바로 삶아도 문제 없다.
- 계란이 충분히 잠길 정도의 물을 끓인다.
- 냉장고 속에서 꺼낸 달걀을 씻어 조심스럽게 끓는 물에 넣는다.
- 끓는 상태로 30초~1분을 삶는다.
- 물 반 컵 정도를 부어 물온도를 낮춘다.
- 88도 정도의 중불(기포가 탄산음료 정도)로 11분 더 삶는다.
- 차가운 물에 계란을 식힌다.
준비 | 1단계 | 2단계 | 3단계 | 4단계 |
냉장고에서 꺼낸 달걀 물에 씻기(예의상) | 물이 팔팔 끓을 때 조심스레 계란 넣기 | 냉수(상온) 반 컵 정도를 넣어 물온도 낮추기 | 88도 정도로(중불. 탄산음료 기포 정도) 불 낮추고 | 찬물에 달걀을 넣어 식히기 (물이 충분치 않으면 한 두 번 갈아주기) |
냄비에 계란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끓이기 | 30초~1분 | 11분 |
*** 계란삶기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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